악기와 연주자 자리를 인공지능 전자 악기가 대체한다.
구글 '알파고'의 우승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감성 영역인 음악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실제로 악기업체가 이같은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영창뮤직은 악기나 연주자 자리를 인공지능 전자악기가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 새로운 디지털 악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영창뮤직의 이같은 행보는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AI 개발 이사이자 미국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을 명예 기술고문로 두고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린다.

현재 영창뮤직의 보스톤연구소는 주요 사항들에 대해 레이 커즈와일 고문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이 커즈와일은 문서판독기, 광학문자인식기(OCR),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기 등을 발명하는 등

'에디슨의 후계자'로 불리는 세계적인 과학자다. 특히 그는 지난 1983년 실제 피아노 소리를 정교하게 재현한

디지털 신디사이저 'K250'을 세계 최초로 개발, 전세계 전자악기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영창뮤직의 전자악기 브랜드명도 그의 이름을 딴 '커즈와일'이다. 영창뮤직이

지난 1990년 커즈와일 뮤직 시스템즈를 인수한 뒤 커즈와일 고문은 영창뮤직 전자악기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며

가변음원합성기술 (V.A.S.T) 등 수많은 특허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영창뮤직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전자악기 한대로 유명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재현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 못지않은 작곡, 맞춤형 음악 교육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커즈와일 박사도 "오는 2029년께 컴퓨터가 인간 지능의 수준에

도달하거나 초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영창뮤직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에 가장 근접한 차세대 음원 반도체칩인

'레나'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레나'는 디지털 장비 사운드 출력을 담당하는 중앙저장장치(CPU)다.

레나의 대용량 사운드 파일 음원 재생에 특화, 그랜드피아노 등 악기의 음색을 선명하고 깨끗하게 구현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영창뮤직은 '레나' 개발에 8년 동안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

영창뮤직 관계자는 "디지털악기가 동시에 재생할 수 있는 효과음이나 오르간 소리 등의 제한을 없애

100명 이상의 4관 편성 오케스트라의 연주 구현이 가능하다"며 "사용자가 선호하는 유명 연주자의 특성이나

악기의 질감을 재현할 수 있고 전원이 꺼진 뒤에도 그대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명품 피아노인 '스타인웨이'와 하몬드 파이프오르간 등의 소리를 똑같이 재현하고,

실수 없이 완벽하게 악보를 연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현 기술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즉, 소수의 연주자 제외하고 악기를 배우지 않은 일반인도 쉽게 악기 없이 소리를 구현하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한편으론 미래 사라질 직업 리스트에 연주자가 포함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영창뮤직은 앞으로 '레나칩'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적용, 인공지능 디지털 악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향후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소리를 미리 파악해 들려주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스타일의 연주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또 컴퓨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음악 교육도 준비 중이다.